폐경기가 되면 여성으로서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성에 대한 관심 역시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. 하지만 폐경기에 접어들면 질 윤활액이 줄어들어 성교통이 발생하고, 감염에 취약해지는 등 여러 어려움이 동반되지만 성에 대한 관심이나 욕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.
그런데 왜 많은 여성들이 폐경기 이후에 성욕이 없어진다고 생각할까. 폐경이 되면 자궁, 자궁경부, 질이 축소되고 질 벽이 얇아지면서 탄력을 상실하며 방광과 요도에도 변화가 나타난다. 또 질 바닥에 있는 근육들이 느슨해지면서 긴장성을 상실하고 방광을 지탱하는 근육의 힘이 약해지며 질로 공급되는 혈액이 줄어 위축성 질염 및 질이 가렵고 타는 듯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. 이처럼 질의 변화로 인해 성교통이 발생하고, 성교를 도저히 진행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면 섹스를 기피하게 되고, 이런 상황 때문에 성욕이 저하되었다고 생각하기 쉽다.
몇 년 전 영국 덤프리스 갤로웨이 왕립병원 산부인과 해더 큐리 박사 팀이 폐경기 여성 2500명을 대상으로 성욕의 변화에 대해 조사했더니 80% 이상이 여전히 왕성한 성생활을 원한다고 답했다. 또 50% 정도는 에스트로겐 수치가 낮아져 성교가 전보다 불편하다고 말했으며 76%는 감소한 성욕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다. 마음은 ‘이팔청춘’인데 몸이 따라 주지 않는 것이다.
이런 상황에 처한 여성들은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. 대부분의 폐경기 여성들이 이런 문제로 치료를 받고 있지 않다. 73%는 성문제에 대해 상담을 받은 적이 없었고, 92%는 치료를 받은 적이 없었다.
안타까운 일이다. 폐경기 이후에 주기적으로 적당한 성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생식기관에 혈류량을 증가시키고, 조직의 유합을 촉진시켜 질의 윤활작용을 회복, 증진시킨다는 점을 잊지 말자.
미즈러브 여성비뇨기과 원장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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